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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보관함126

오늘 같은 날(3.27) 오늘 같은 날 푸름/김선옥 오늘같이 바람 부는 날은 그대 목소리 들려올 것 같아 설레이는 마음 그 옛날 밤 지새우며 쓰던 사랑편지 이제서야 전해지는 소리 들리는가, 당신에게. 기다릴 것만 같아 나뭇가지 흔들리는 숲 하염없이 걸어본 적 있는가, 당신도. 바람처럼 지나간 청춘 공허로 남은 빈 가슴에 채울 수있는 한 사람 당신, 그리워지는 오늘 같은 날 2022. 7. 24.
수채화 사랑 수채화 사랑 푸름/ 김선옥 퍼내어도 솟아나는 샘물처럼 풍성함에도 비어있는 신비한 사랑 채워지지 않는 끝없는 목마름으로 속앓이 하는 긴 기다림 짧은 만남 훌쩍 떠난 공허함 채울길없어 지난 세월 행복했던 기억을 주워담아 뻥 뚫린 가슴에 하나, 둘 채워가며 그려넣는 사랑. 2022. 7. 24.
꽃신 꽃신 푸름/김선옥 길섶 풀 냄새 물씬 나던 황톳길 따라 십 리 쯤 지나 허름한 가게 나란히 놓여있던 꽃과 나비 그려진 꼬까신 오일장 열리는 날 발걸음 멈추게 한 노점상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오랫동안 떠날 줄 모르던 소녀 그 옛날 추억을 장바구니에 담아왔다 어릴 적 소원 하나 거실 가득 채워 놓고 사뿐사뿐, 나풀나풀 소녀도 나비도 날아다닌다 꿈속에서 신어 보던 꽃신 2022. 7. 24.
시집 한권 시집 한권 푸름/김선옥 어느 시인의 시집 한 권 눈 안에 까만 점들이 살아 때로는 체면에 걸린 듯 출렁이며 잠수하는 시구들 무한의 자유에 든다 페이지마다 맵씨.솜씨.말씨가 섬섬옥수 하얀 소반에 꽃으로 놓여 가지런히 빚어놓은 송편 같은 정갈함 속에 강물처럼 흐른다 명주 타래 풀듯 써 내려간 시어 속에 내 삶이 거기 그의 삶이 거기 죽음과 삶, 사랑과 그리움 우리의 생 生 또한 거기 있음을. 2022. 7. 24.
봄<2> 봄 푸름/ 김선옥 이른 새벽 밭이랑에 살랑살랑 음악의 선율처럼 흐르는 안개 명주실 천 깔아 놓은듯 하여라 가만가만 다가와 살포시 안기던 살가웠던 그녀의 정갈하게 빗어내린 머릿결 닮은 고운 순정이어라 실개천 둑길 따라 봄을 캐던 처자 그리움 담고 담아 댕기머리 나폴나폴 마음은 천리길이어라 듬성듬성 돋아나는 새싹 그 옛날 까까머리 극적이며 데면스레 웃음 짓던 감나무 집 큰아들 풋사랑 같은 것이어라 2022. 7. 24.
초대장을 받고서 초대장을 받고서 푸름/ 김선옥 웅비의 독수리처럼 비상하는 꿈 꾸며 두 주먹 불끈 쥐고 힘차게 튀어 오르는 생명의 시작 안에서 밖으로 지하地下에서 지상地上으로 어둠의 갇힘에서 벗어난 아침 햇살이 눈부시다 화려한 외출을 꿈꾼다 모두에게 시선을 받으며 사계四季의 첫차를 타고 설레임 안고 초대받은 그곳으로 달려 가는... 무대 뒤에선 일제히 깊은 잠에서 일어날 채비를 하고 희망을 노래하는 음악회 대 단원이 열리는 날 오케스트라 연주는, 어김없이 오금을 저리게 하겠지 2022.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