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보관함126 서리꽃 서리꽃 푸름/ 김선옥 마른 나뭇가지 위에 사뿐 내려앉은 하얀 소복같은 정갈한 자태 맺지 못한 억 겹의 인연 맑은 영혼 넋으로 왔는가 사위어간 싸리나무 흔들림에도 알알이 맺힌 애수哀愁 치맛자락 같은 운무의 춤사위로 넋을 달래는가 여명이 밝아오면 외롭게 떠있는 하현달처럼 사라지는 애절함이여! 그리움에 지쳐 스르르 눕는 슬픈 넋이여! 2022. 7. 24. 그대는 그대는 푸름/김선옥 돌아서면 듣고 싶은 목소리 돌아서면 보고 싶은 얼굴 때때로 눈물 흘리게 하는 하늘에 하나. 해 하나. 달처럼 살아있는 한 사랑할 수밖에 없는 내 심장에 박힌 단 하나 뿐인 보석. 2022. 7. 24. 사랑은<3> 사랑은 푸름/김선옥 억 겹 인연 밧줄로 묶어 놓은 창살 없는 감옥 마음 가두어 놓고 꼼짝 못하게 하는 것 가까이 가면 갈수록 보이지 않고 잡아도 잡아도 잡히지 않는 안개와도 같은 것 애타 우게 해 놓고 달아나다 돌아 서면 어쩌나 뒤 돌아보는 숨박꼭질 같은 것 2022. 7. 22. 새해 아침 새해 아침 푸름/김선옥 아름다운 눈꽃이 밤사이 온 대지에 피었다 감나무 가지에도 살구나무 가지에도 울타리 쳐놓은 탱자나무 가지에도 아이들이 놀던 썰매장에도 고요한 숲 속 사향노루 뛰어놀던 곳 내 마음도 모두 덮었다 한해의 추억은 한 켠에 순백으로 묻으라 한다 자유의 날개를 펴 소망의 몸짓으로 새벽을 열어 황홀한 비상을 꿈꾸며 희망을 발산하는 빛 한없이 찬란하다. 2013.1.1 새벽에 2022. 7. 22. 내 고향 폐가 내 고향 폐가 푸름/ 김선옥 낡은 양철지붕 틈새로 어슴푸레 한 달그림자 지탱할 곳 잃어버린 석가래 황달기 병색 짙은 흙담 기대어 간신히 몸 가누고 있다 푸른 꿈 키우던 우물 곁 벽오동 찬 우물 두레박 소리 멎은지 오래 턱까지 차오른 오물 내면 깊숙이 침묵하고 있다 몇 날을 염탐하다 무법자처럼 들어와 씨줄 날줄 엮어 촉수 세운 왕거미 난무한 소문에 달려온 황소바람 아수라장에 혼비백산 아작아작 눈길 밟으며 재너머 간 이 오실 날 하염없이 꿈꾸는 오동나무 숭숭 뚫린 창문너머엔 싸득싸득 눈꽃 날린다 2022. 7. 22. 회상 회상 푸름/김선옥 그대 떠나던 날 회색 하늘에선 빗줄기 눈물처럼 내리고 들풀의 흔들림은 내 마음이었지 지워야 할 추억 사랑으로 오는 행복도 아픔이었지 이젠,보고싶고 그리워도 만날 수 없어 회한으로 남아 손 내밀면 잡힐 것 같은 그리움이지만 아득한 날의 추억에 가슴만 쓸어 내린다 2022. 7. 22.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