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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보관함126

후회 없는 사랑 후회 없는 사랑 푸름 / 김선옥 사는 동안 스치고 가는 것이 하나 둘이 아니듯 설혹, 그대 떠난다 하여도 미워할 수 없습니다 바람이 성긴 대숲에 불어와도 지나가면 그 뿐이라며 그렇게 돌아선다 해도 운명으로 다가온 당신이기에 숙명으로 생각하렵니다 지금의 행복 놓을 수 없지만 가슴을 도려내는 듯한 이별의 순간이 온다 하여도 단 한 번의 참사랑을 가르쳐준 당신이기에 이별보다 더 아픈 그리움에 견딜 수 없는 날이 올지라도 아낌없이 사랑했기에 후회는 하지 않으렵니다. 2022. 7. 24.
어머니의 맷돌 어머니의 맷돌 푸름/김선옥 골동품 가게 앞 한 쪽에 놓인 맷돌에 어머니 얼굴이 보인다. 이른새벽 어머니가 돌리는 달달 맷돌 소리가 잠들어 있던 뱃속을 흔들고 어처구니 밑으로 부서져 내리는 하얀 가루는 가난한 설움으로 흘러내렸다. 쌀 한 줌 넣어 지은 보리 밥 한 그릇으로도 호강이던 시절 맷돌소리 들리는 날은 곯은 배 채우는 날이었다. 추적추적 비 내리는 날 밀 수제비 만들어 주신 어머니 얼른 먹어라, 많이 먹어라, 나는 괜찮다 하시던 어머니 나이 훨씬 지나 눈시울이 붉어지고 이제 머리에 하얀 서리 내리니 철이 든다. 2022. 7. 24.
낙엽 2022. 7. 24.
참나리 꽃 참나리 꽃 푸름/김선옥 이제나저제나 기다렸는데 올해에도 어김없이 앞마당 화단에 좌정하셨구려 일찍이 참나리 님이란 소문 동네방네 자자 하여 앉은뱅이 채송화 다소곳하게 존엄함을 흠모하여 기다리더이다 기골 장대 늠름한 모습에 사모하는 마음으로 어쩌다 다가서면 고약한 냄새 풍기며 가슴을 열어 보이는 뱃장 용맹스럽소 나리 중에 참 나으리인데 송송 박힌 점 때문에 깨 나리라 놀려도 얼굴만 붉힐 뿐 언제나 변함 없이 머리 곱게 빗어 넘긴 모습 의젓하오 2022. 7. 24.
태국 산호섬 해변에서 산호섬 해변에서 푸름/김선옥 아름답다고 탄성을 지르다 할말을 잃은채 목석처럼 우두커니 있는데 쪽빛 파도는 아랑곳 하지 않고 수평선 너머로 달려 가고 있다 일탈 하고 픈 심사 터널을 통과한 기차가 달아나듯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저 멀리 떠나면 되는 줄 알았다 인산 인해 북적이는 산호섬 모래사장에 발자국들 헉헉 열기를 토해내며 파도에 숨어들 때 하루가 또 그렇게 가고 있다 떨쳐 버린줄 알았는데 환상이 녹아지는 노을속 흐느적 거리는 여정에 밤을 가슴에 안은채로 낙원 같은 산호섬 해변에서 이렇게 새로운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까. 2022. 7. 24.
그대에게 나는 그대에게 나는 푸름/김선옥 나는 그대에게 아침 햇살이 되고 싶습니다 그대가 눈을 뜨면 신선함으로 하루를 여는 그대의 화사한 설렘이 되고 그대의 눈길 닿는 곳에서 푸른 소망이 되고 싶습니다 그대에게 나는 강가에 불어오는 보드라운 바람이 되고 싶습니다 강가에서 그대가 부르는 노래로 못 잊어 그리워하는 그리움 되고 눈 감고 가만히 듣고 싶어하는 목소리로 사랑노래 들려주고 싶습니다 나는 그대에게 그림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대가 손내밀면 다정하게 손잡아 주고 그대가 가는 곳이라면 언제나 늘 함께하는 그림자로 행복을 가꾸어 가는 천사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그대에게 나는 하나밖에 없는 보석입니다. 2022.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