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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보관함

어머니의 맷돌

by 푸름(일심) 2022. 7. 24.

어머니의 맷돌

푸름/김선옥

 

 

골동품 가게 앞 한 쪽에 놓인 맷돌에

어머니 얼굴이 보인다.

 

이른새벽 어머니가 돌리는

달달 맷돌 소리가 잠들어 있던 뱃속을 흔들고

어처구니 밑으로 부서져 내리는 하얀 가루는

가난한 설움으로 흘러내렸다.

 

쌀 한 줌 넣어 지은 보리 밥

한 그릇으로도 호강이던 시절

맷돌소리 들리는 날은 곯은 배 채우는 날이었다.

 

추적추적 비 내리는 날

밀 수제비 만들어 주신 어머니

얼른 먹어라, 많이 먹어라, 나는 괜찮다 하시던

어머니 나이 훨씬 지나 눈시울이 붉어지고

이제 머리에 하얀 서리 내리니 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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