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맷돌
푸름/김선옥
골동품 가게 앞 한 쪽에 놓인 맷돌에
어머니 얼굴이 보인다.
이른새벽 어머니가 돌리는
달달 맷돌 소리가 잠들어 있던 뱃속을 흔들고
어처구니 밑으로 부서져 내리는 하얀 가루는
가난한 설움으로 흘러내렸다.
쌀 한 줌 넣어 지은 보리 밥
한 그릇으로도 호강이던 시절
맷돌소리 들리는 날은 곯은 배 채우는 날이었다.
추적추적 비 내리는 날
밀 수제비 만들어 주신 어머니
얼른 먹어라, 많이 먹어라, 나는 괜찮다 하시던
어머니 나이 훨씬 지나 눈시울이 붉어지고
이제 머리에 하얀 서리 내리니 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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