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섬 해변에서
푸름/김선옥
아름답다고 탄성을 지르다
할말을 잃은채 목석처럼
우두커니 있는데 쪽빛 파도는
아랑곳 하지 않고
수평선 너머로 달려 가고 있다
일탈 하고 픈 심사
터널을 통과한 기차가 달아나듯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저 멀리 떠나면 되는 줄 알았다
인산 인해 북적이는
산호섬 모래사장에 발자국들
헉헉 열기를 토해내며
파도에 숨어들 때
하루가 또 그렇게 가고 있다
떨쳐 버린줄 알았는데
환상이 녹아지는 노을속
흐느적 거리는 여정에 밤을
가슴에 안은채로 낙원 같은
산호섬 해변에서 이렇게
새로운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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