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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사( 傳燈寺 )물들어 가다(단풍) 전등사( 傳燈寺 )물들어 가다(단풍)                        푸름/일심 김선옥  고요하던 정족산 삼랑성곽 아래천년고찰 지킴이 느티나무 잎 물들어 가면손님 맞을 전등사 분주한데아침이슬을 밟으며 자박자박 올라온객들의 마음은 이미 물들었다 물 찬 제비 같은 지붕선의 맵씨날아가는 붕새가 팔 벌린 듯한 전등사 처마 끝자락에 달린 풍경소리 울리면스치는 바람 한 줄 기도 놓칠세라 산사의 우람찬 고목도 힘 주어 햇살 한줌 끌어당긴다 지난날 물들어 가던 이 내 마음 가뭇 없는데.  ★. 11월 7일 전등사 추최 전국 학생백일장 심사위원으로 다녀와서. 2023. 11. 26.
달팽이의 독백 달팽이의 독백                  일심 (푸름)김선옥  비우면 알게 되는세상사 이치를 쉽게 말하지 마라뼈대 없는 가문이라고 금방 부서질 것 같은 집을 업고 다닌다고조상 탓은 하지 않았다 이 세상에 태어나 너나 나나한 生잘 나고 못난 것은네 몫이고 내 몫이인 것을 사방을 둘러보며 촉수하나로 주파수를 보내며동서남북 좌우 앞 뒤 감지하는하세월 터득한 삶의 지혜지구는 둥글다는 것이지. 2023. 7. 7.
가파도의 봄을 만나다 가파도가 바람났다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봄바람을 파발마로 세워내사랑 받아줄 임을 만나고 싶다고 전갈해 온 것이다몇 년 동안 코로나로 발이 묶인 속내를 드러낸 것이리라 임 찾는다는 소문에너도나도 달콤한 랑데뷰를 즐기기 위해전국 여기저기 들썩들썩 북새통이다 축제의 마당엔 초록 바탕을 깔아 놓고노랑 붓칠로 수채화를 그려나가니너울너울 파도치 듯 고운 물결이 일렁인다 해님이 까르르 웃는 오후삼삼오오 축제의 한마당에 달려온 이들과 어울려놀멍 쉬멍 걸으멍(놀며 쉬며 걸으며)유채꽃밭 길 따라 한마리 노랑나비가 되어금세 축제에 젖어 드는데수천수만 마리의 노랑나비떼 봄향기가아련하게 바다 건너 육지까지 흘러 가더라 2023. 5. 2.
門의 시작점 푸름(일심)김선옥생명이 있어 움직이는 것들은 문을 찾아간다그들이 통로를 지나기 위해서는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것도바람이 문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밀당의 고수인 바람은 수없이 밀고 당기다가금세 미끄러지듯 통로를 빠져 나간다너와 나만남에서부터  삐거덕 소리가 날 수 있지만흘러가는  한 점 구름이 만나듯이마음이 합치하는 희열의 순간을 기다리며쉼표 한번  찍는다인생,  또한 삶의 여정에알지  못하는 길을 찾아 가는 것이리라. 2023. 4. 8.
드디어 탈출하다 드디어 탈출하다                김선옥  소문이 무성했다이리저리 방어벽을 쳐 놓았다고들 했다 코로나19라는악명 높은 이름으로지구촌을 공포의 도가니에 가두고틈새없이 촘촘히 담을 쌓아 놓은 것이다 아뿔싸!인간은 쳐놓은 덧에 걸려들어일어날 틈도 찾지 못한 채 금세 쓰러지고몇몇은 다시 흙을 밟지도 못했지 이렇게 나약한 질그릇 같은 존재인데그동안 무엇이 그리 당당했었는지그 삶이 초라하기 그지 없었던 시간들 엎치락 뒤치락그와 대결하길 삼 년 여드디어 올무에서 그를 제압하고입을 봉했던 마스크에서 탈출했다 2023. 3. 31.
그리움 그리움  창문을 흔드는그림자그대 모습 같아뒷뜰에 내려다가가니그대는 없고바람만 지나가네잔가지에 나뭇잎 하나달빛아래밤 내내쓰다만 편지가을바람 불어와새가되어하늘을 두드리네 2023.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