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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방159

묵상 <3> 묵상 푸름/ 김선옥 임이여. 가진 것 모두 내어주고도 의연하게 맨몸으로 서 있는 나목처럼 오늘도 훈훈한 마음으로 만나는 이들에게 행복바이러스 날리게 하소서 임이여 미워하는 마음은 본토같이 버리게 하시며 질투하는 못된 행실 온유한 성품으로 갈아엎게 하시고 心 眼 과 靈 眼으로 사랑의 씨앗 심어 베푸는 삶으로 열매 맺게 하소서. 임이여 물 한 바가지로 마중하는 마중물같이 희생의 도구 되어 펌프질하여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지하에서 지상으로 퍼올리는 샘물처럼 시원하고 상큼함을 주는 청량 수로 살게 하소서 임이여. 은총의 샘물로 달려나왔던 갈한 여인처럼 간절히 원하오니 오늘도 목말라하는 영혼에게 마중물이 되게 하소서 2022. 8. 16.
낙엽 낙엽/ 푸름.김선옥 한세상 풍미한 아름답던 청춘이여 온몸 태워 만산에 뿌려놓고 이제 어디로 떠나는가 무서리에 젖은 내 청춘도 너와 다를이 없는데 나는 또 이렇게 너를 보내고 외로워 하는가 2022. 8. 16.
집념 집념/푸름.김선옥 하강을 모르는 집념인가 아니면 무엇이그리하는 지 풍파에도 끄덕하지 않고 오르는 너 여린 손 갈퀴처럼 되도록 손끝마다 피멍 끝내 혈류마저 멎고 인고의 시간에서 벗어나 담벼락에 석고처럼 굳어버린 너 앙상한 뼈마디만 남긴 채 잠이 들었구나 강남 갔던 제비 돌아오고 아지랑이 너를 깨우면 배시시 일어나 다시오를 그 집념 앞에 나는 오늘 많은 생각으로 돌아선다. 2022. 8. 16.
시인의 마음은 시인의 마음은 푸름/ 김선옥 촛농처럼 뜨거운 심장으로 제 살 깎아 조각하는 고독한 밤을 홀로 새김질하고 불 꺼진 창 너머 여명 속으로 사라지는 동공을 주시하며 자신의 성 안에서 성을 쌓아 분신을 만들었다가 지우고 다시 잉태하는 과정을 수 없이 거쳐야 하는 시 한 줄 얻기위한 시인의 마음은 허허롭다 시인의 마음은 동지섣달 칼바람에 시린 가슴 여미는 것과 같은 것 우주를 종횡으로 돌고 돌아 글 한 줄 얻어내는 것 보름달이 초승달 되고 또다시 보름달이 되는 가슴 벅찬 환희를 만들어내는 것 2022. 8. 16.
담쟁이 담쟁이/푸름.김선옥 담장 너머 임 보러 오르고 오르다 지쳐서 깊은 동면으로 잠이 든 너 내년 봄에 깨어나면 또다시 그리움 가득 안고 오르고 오를 일편단심. 언제나 만날 수 있을지. 2022. 8. 16.
추억의 뒤안길 추억의 뒤안길 푸름/김선옥 올레길 산모퉁이 아직도 벤치는 그대로 옛날 생각나 앉아본다 빈 하늘에 아련히 피어나는 행복 행여나 그날 같은 휘파람소리 들려올까 귀 기우려 보지만 가을떠난 자리에 낙엽 구르는 소리뿐 백일홍 나무 아래서 꽃잎 따다 연지곤지 붙여주며 살며시 다가와 입맞춤하던 그 사람 어디 사는지. 2022.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