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꿈을 이루다
푸름/일심 김선옥
누군들 꿈이 없을까마는
여름 내내
오고 가는 발자국소리 들으며
이파리 낱장마다
오롯하게 담아 온 꿈이
이루어지는 날만을 기다려왔다
가을볕에 달달하게 익어간 사랑
노란 국화 닮은
꽁꽁 숨겨둔 속살 드러내
목욕 재계하고
연지곤지 분단장에 홍시 같은 얼굴
다홍치마에 초록 고름으로
앙가슴 싸매고
종갓집 투박한 항아리 대신
고급빌라 안방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배추 새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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