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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보관함

봄, 디자이너(4월 6일)

by 푸름(일심) 2022. 7. 24.

봄, 디자이너

푸름/김선옥

 

 

지하 깊은 곳

은밀한 밀실에서

대작을 꿈꾸는 디자이너

지상에

무색 천 펼쳐 놓은 후

연두색 나염을 시작으로

싹둑 싹둑 잘라내고 붙이고

쉴 새 없는 손놀림이다

 

마술사 처럼 빠른 손놀림

쏘~옥 쏘~옥

오밀조밀 채우고

광폭 공간에

온갖 생명 있는 것, 덤으로 넣어

멋진 동양화 완성 될 즈음

지나던 바람 대지를 흔들어

여기저기

깃발처럼 나부끼는

무언의 함성

이 정도면 누구라도

감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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