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 내리는날
푸름/ 김선옥
떠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아
목젖을 누르며 울음 삼키는데
하늘도 가라앉아 서러움 더해주던
낙엽에 묻혀버린 세월
강둑 따라 바람처럼 떠난 그대
행여 손꼽아 기다린 수 삼 년
머리엔 백설이 내리고
아련한 추억 마음 가눌 길 없어
서성이며 바라보던 그리움으로
희미한 그림자에 먼산 초점 맞추는데
저 멀리 가물가물 기다리던 임인가?
함박눈 흰 나비처럼 나풀나풀 날아와
마른 가지에 걸려
파르르 떠는 낙엽에 살포시 앉아
그날의 임처럼 껴안아 준다
이런날은 나도몰래
마음 열어 그대 얼굴 꺼내 놓고
설경 위에 스케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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