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푸름/김선옥
터벅터벅 걷는 산길
갈바람이 살며시
인연으로 다가온다
아무도 들이지 않았던 마음 밭에
살포시 들여놓고
오롯한 사랑을 가꾼다
공간을 초월한 사랑
이것이 행복이라고
그것이 사랑일 거라고
그래서 마지막 정착지라고
손가락 걸어 나뭇가지 위에
얹어 놓는다
시작되는 그 시점에서부터
자유를 유영하다
잠시 머문 것뿐이라며
꺾어지고 생채기 나는 건
내 알 바 아니라고
한 곳에 머물지 못하는 속성
고목에 곰팡이 펴도
가슴엔 아직 봄이라며
꽃자리 찾아 떠나며
입가엔 미소, 알 듯 모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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