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푸름/김선옥
잊었다 하고 아직도 가슴에 담고 있는 마음
그대로여서 죄송합니다
천 리 길 달려오며 부르는 것 같아도
뒤돌아보지 않아 죄송합니다
땅거미 지는 저녁 호수에 노니는 원앙 한 쌍
우두커니 바라보아서 죄송합니다
멍텅구리라 말하며
그 자리 그대로라 말해도
끝까지 믿어 주지 못하고
잠시 쉬어가는 벤치에 스쳐
지나가는 것으로 생각한 것 또한 죄송합니다.
만남은 이별의 시작이라는 말도
그럴 리 없다 히며 헤어진다 해도
같은 하늘 아래 호흡하고 있다고
스스로 위로받아 죄송합니다
마지막 사랑이라던 말로
한 점 후회 없다 말한 그대의 말에
그저 죄송합니다.
이제 고백하건대
내가 당신을 더 많이 사랑했기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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