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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보관함

죄송합니다

by 푸름(일심) 2022. 7. 27.

죄송합니다

                         푸름/김선옥

 

잊었다 하고 아직도 가슴에 담고 있는 마음

그대로여서 죄송합니다

천 리 길 달려오며 부르는 것 같아도

뒤돌아보지 않아 죄송합니다

땅거미 지는 저녁 호수에 노니는 원앙 한 쌍

우두커니 바라보아서 죄송합니다

 

멍텅구리라 말하며

그 자리 그대로라 말해도

끝까지 믿어 주지 못하고

잠시 쉬어가는 벤치에 스쳐

지나가는 것으로 생각한 것 또한 죄송합니다.

 

만남은 이별의 시작이라는 말도

그럴 리 없다 히며 헤어진다 해도

같은 하늘 아래 호흡하고 있다고

스스로 위로받아 죄송합니다

마지막 사랑이라던 말로

한 점 후회 없다 말한 그대의 말에

그저 죄송합니다.

이제 고백하건대

내가 당신을 더 많이 사랑했기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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