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푸름/김선옥
가을아
넌 누구길래
이맘때만 되면
자물통으로 채워놓은 것 같던 가슴
조여 놓았던 마음도
자물쇠처럼
풀어놓을 수 있니
눈부신
햇살 가닥가닥 색실을 뽑아
잎새마다 곱디곱게 수놓아
마음을 설레게 하는 거니
가을아
넌 누굴 기다리길래
온 산마다
여기저기
꽃등을 걸어 놓는 거니
가을아
너를 생각하면
행복하고
너를 바라보면
황홀하고
너를 부르면
어느새
눈물이 핑 돌아
흘러가는 구름도 멈짓,
뒤돌아 본다
2019/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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