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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보관함

나무의 독백

by 푸름(일심) 2022. 7. 24.

나무의 독백

푸름/김선옥

 

소망한다, 나는

새들의 영원한 안식처가 되기를

떠난 자리에 깃털 하나도 소중하다

 

누구에게나 그늘이 되어주고

필요한 곳에 기꺼이

몸을 내어주는 일 또한 내 몫이다

살다 보면 이유 없이

흔들릴 때 있으나

좌절하지 않는다

하늘 향해 손을 펴는 것은

언제나 이상이 푸르기 때문이다

 

고달픈 세상을 향해

오늘도 어깨를 편다, 당당하게

이렇게 사는 거라고.

 

2

사랑한다, 스쳐 간 인연

머문 자리에 남아 있는

온기 하나라도 고맙다

 

흙에 뿌리를 내린 오랜 세월

베어지고 잘려나간 상처

때론, 아프지만 좌절은 없다

 

하늘길 따라 오르는 것이

민들레 홀씨보다 가벼워

나의 날개는 언제나 푸르다

 

잊지 말라

시끄러운 세상을 보고 있는

내 눈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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