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검도와 민 머루 가보셨나요
푸름/ 김선옥
강화도 남단
바다 내음 물씬 나는
자루 짧은 국자 눕힌 듯하고
작은 종지 엎어놓은 듯하여
동화 속 이야기가 쏟아져 나올 것 같은
마실길 따라, 여름이면 바람에
실려오는 찔레꽃 향기
한 아름 안겨오는 그림같은 동검도
혹시, 가 보신 적 있으신가요
2
바닷물 쏴아쏴아 들어오면
군장 軍裝을 꾸린 채 출정식 기다리는
병사의 모습인 듯, 먼바다의 공포
어구를 한가득 실은 배
진정시키는 갈대의 춤사위에
추임새 넣는 갈매기 따라
서둘 물 제방 둑 길
걸어보신 적 있으신지요
3
여유롭게 햇살을 즐기던 파도
뒷걸음으로 슬금슬금 밀려가고
장구 너머 포구 끝없이 펼쳐진
갯벌이 드러나면 설레설레
두 발 들고 정렬하여 발레를 하듯
곧추선 칠게,의 군무 장관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4
코끼리 바위 옆
해당화 곱게 핀 해변은
한 번쯤 추억을 만들고 싶은
연인들의 발길이 닿는 곳
민 머루 언덕에 올라
서해로 떨어지는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낙조
역시, 보신 적 있으신지요
동검도:강화도 남부에 있는 섬
장구 너머:강화,석모도 주변의 포구이름
서둘 물:동검도안에 있는 동리 이름
칠게:갑각류 달랑겟과에 속한 종
민 머루 :석모도 주변의 해변이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