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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과 관계

by 푸름(일심) 2022. 8. 7.

인연과 관계      
        푸름/김선옥
 
                                 
 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四季가 뚜렷하다
 청양고추 한입 베어 문 것 같은 알싸한 겨울 날씨가 이젠 그자리에 봄에게 내어줄 때가 되었는지
 긴장감이 느슨해진 2, 3일 전부터 세라의 행동이 달라지는 것을 오랜세월 함께해 왔기에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세라가 가던 하루 전 날 아침밥을 챙겨줄 때도 여전히 깡충깡충 뛰며 좋다고 했는데
오전 11시 갑자기 세라가 누워 일어서지 못한다.
세라야, 왜 그러니?
어디 아픈 거니?
어디 보자.
불러도 왕방울 눈만 껌벅일 뿐 누워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사타구니에 탈장 때문에 심약해진데다 가슴에 종양이 2개나 생겨
가축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천식도 있고 심장도 약해 수술할 수 없다며 세라가 얼마 못살 거란 
이야기만 듣고 온 후에 가엾다는 생각에 맛있는 간식을 떨어지지 않게 사다 먹였고 더 많이 놀아주며
안아주고 업어주고 틈만 나면 사랑 해 주고자 했다.
 
그런데 세라가 2013년 1월 31일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후에 하늘나라로 갔다
하늘도 내 슬픔을 아시는지 그날은 겨울비가 주룩주룩 내렸는데
3일을 계속 내려 2월 2일 삼일장으로 양지쪽에 묻어주었고 꽃다발도 무덤 위에 놓아 주었다.
 그곳은 1년 전에 교통사고로 먼저 간 세미가 묻힌 곳이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인연을 맺으면 끊지 못하는 게 사랑이다.
 세라, 세미와의 인연을 맺은 건 우연이었다.
치치 란 이름의 세라 엄마 포메리언 (개종)이 우리 집에 온 것은 12, 3년전
 조카딸이 호주로 유학을 떠나면서 큰고모인 나에게 맡겨졌다.
그때만 하여도 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큰고모가 아니면 키울 사람이 없으니 3년만 맡아달라며 조카딸의 간곡한 부탁하며
그래야 맘 놓고 떠날 수 있다 하여 타의 반 자의 반으로 키우게 되었다.
 
그러던 중 치치가 새끼를 2마리 낳았고 그 애들이 세미와 세라 이다. 
 그렇게 하여 세라 세미 자매는 나와의 인연이 되었다
내가 새끼를 받아내고 어미의 산후조리를 시키며 새끼들은 우유 먹이며 정이 듬뿍 들었고
 세라. 세미로 이름도 지어줬고 내 블로그 이름도 "세라 세미랑 행복하게 사는 집"이다.
사실 난 그때까지는 개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있었다. 
개 코가 사람의 살갗에 닿으면 섬뜩하도록 차갑고 침이 묻는 불결함과
비 오는 날이면 비릿한 것 같은 냄새, 그리고 털이 빠져 여기저기 묻고 날아다니는 것이 싫었다.
코가 윤기가 나며 물기가 촉촉한 것 같고 차가와야 건강하다는 걸 후에야 알았지만...
 
사람이나 동물이나 사랑을 주면 정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 아이들이 연년생이기 때문에
군 생활을 1 년 터울로 했을 때 세라,세미가 없었다면 얼마나 외로웠을지....
그 애들로 하여금 정말 많이 행복했었고 교회에 전도사로 근무 할 때도 바로 집으로 달려오도록 만든 것이
오매불망 기다리는 그애들의 사랑 때문이었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며 사랑을 먹고 살지만, 동물들도 자기 예뻐하는 것은 너무도 잘 안다
세라, 세미는 10여년을 함께 사는동안 주어도 주어도 부족한것이 사랑임을 보여주었고
끊임없는 사랑 때문에 삶이 윤택해지고 행복해지며 아름다워지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그리고 정을 주면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찮가지라는 것도...
 
어찌보면 인간보다 더 애정이 가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인간은 좋다가도 싫다고 헤어지기도 하지만 동물들은 사람이 버리지 않는 한 그들이 인간을 배신하진 않는다. 세상사 이치가 그렇듯이 다만 관계를 어떻게 맺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반려동물을 생각해 본다. 많은 동물들이 있지만 그중에 사람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동물중에 애완견이 우선인것 같다 이시대는 핵가족 시대이다 모두가 외롭고 고독하여 사랑의 결핍이 생기고 어디든 의지하고 기대고 싶은 속성이 있는 인간은 사랑의 대상으로 동물을 그중에도 애완견을 선택한지 모른다
 홀로 사는 노인들이 많은 요즈음,  반려동물로 애완견을 많이 키우며.
사람에게 받지 못하는 사랑을 애완견에게 정을 주고 받음으로 위안을 삼는다.
그런데 키우다 싫증 나거나 병들면 버리기 때문에 길거리에 종종 길을 잃고 주인을 찾아 헤매는 유기견들을 본다.
 
요즘은 헤매이는 애완견을 볼때 마다 그래도 주인과 함께살다 간 세라, 세미가 행복했을 거란 생각을 하며 슬픔을 달래고 위로를 받는다.
오늘도 버리고 간  주인을 찾아 헤매이는 유기견을 보며 두달여 동안 세라와 친구로 지내던 유기견 쫑이를
돌보기 위해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2013 . 2. 15 .         푸름/김선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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