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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문학기행2

by 푸름(일심) 2022. 7. 28.

문학기행]안면도 채광석 시인의 시비를 찾아서

 

 

 

 

오월의 봄, 그 연둣빛 설렘을 여기저기 키워가며 산들바람에 오롯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지독하게 서러웠던 추위를 진득하게 참아낸 자랑스러운 결과물이다.

끝으로 채광석 시비에 새겨진 '기다림' 시 한 편을 올린다.

 

 

 

기름진 고독의 밭에
불씨를 묻으리라

 

이름 모를 산새들 떼지어 날고
계곡의 물소리 감미롭게 적셔 오는
여기 이 외진 산골에서
맺힌 사연들을 새기고
구겨진 뜻들을 다리면서
기다림을 익히리라

 

카랑한 목을 뽑아 진리를 외우고
쌓이는 낙엽을 거느리며
한 걸음 두 걸음 조용히 다지다가
자유의 여신이 찾아오는 그날
고이 목을 바치리라

 

대를 물려 가꿔도 빈터가 남는
기름진 고독의 밭에
불씨를 묻으리라

 

 

- 채광석 시, <기다림>

 

 

 

 

[채광석 시인의 약력]

 

1948년 태안군 안면읍 창기리 출생.
1968년 창기초등, 안면중, 대전고를 거쳐 서울대 사대 영어교육학과 입학.
1971년 학원민주화 투쟁에 적극참여, 위수령 발동 후 강제 군입영당함.
1975년 긴급조치9호 위반으로 2년 6개월간 옥고.
1980년 5.17 쿠테타 후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체포, 40일간 고문 끝에 기소유예로 석방.
1983년 문학평론 「부끄러움과 힘의 부재」, 시 「빈대가 전한 기쁜 소식」으로 문단 데뷔.
198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현 한국작가회의) 재창립주도, 총무간사와 집행위원으로 활동.
1986년 민중문화운동협의회의 창립주도, 실행위원으로 활동.
1987년 교통사고로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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