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음도 푸름 / 김선옥
외포 포구를 떠난 뱃길 한 시간 여
풍랑이 길을 막아 떠날 임 붙들고
앗차하면 보름간 발이 묶인다는 볼음도
끌고온 삶 간 곳 없고 이어도에 온듯하다
샛말에 흘러온 방죽의 물길 생명의 젖줄
물총새 휘파람새 여유로운 백로 새들의 천국이다
뱃전을 따라온 갈매기 날개 접고 내려앉으니
불청객에 놀란 가마우지 물속을 차고 오른다
천 년 세월 살아남은 습지의 품
장구애비 물장군 이름 모를 생명 꿈틀이고
방죽의 둔 턱에 핀 낯 익은 꽃들이
일상을 다 놓으란다
빛살로 오는 아침과 낙조의 비경
장구한 역사의 이파리들을 매달고
천 년도 더 할 볼음도의 분신
800년 은행목과 영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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